임신 4주차 명절과 입덧
설 연휴 전날 갑작스러운
임신을 확인하고
처방받은 배주사까지 잘 챙겨서
친정부터 먼저 갔다.
전도 부치고
맛있는 것도 배부르게 잔뜩 먹고
중요한 배주사도 잊지 않고
시간 맞춰서 꼬박꼬박 놓고
매일 아침마다 임테기의 진하기도 체크했다.
다행히 배 속의 아가는 잘 있는지
진하기는 안정적이었다.
그런데 평소에 명절 때 일한 거보다
이번엔 눈치껏 조금만 했는데..
몸이 너무 피곤했다..
원래 평소에 잠을 푹 못 자는 스타일이라
그냥 잠을 못 자서 그런가 보다 하고
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.
그리고 다음 날
신랑 본가로 향했다.
시댁에 도착하자마자
냉장보관해야 하는 배주사부터 챙겨서
냉장고에 넣어놨다.
부모님들은 그 모습을 보고
다행히 별말씀을 안 하셨다.🤣
그냥 '시험관 하고 있구나' 라고
생각하셔서 일부러 말을 안 꺼내시고
우리가 힘들어하는 걸 알고
아는 척 안 하시고 궁금하셔도
물어보지도 않으시고
그냥 묵묵히 모른 척해주셨다.
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니
너무 감사하고 너무 죄송하다. 😭
그리고 식구들과 같이 점심을 먹고
아직 돌도 안 된 시누네 아가의 재롱을 보며
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..
이상하게 몸 컨디션이
점점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.
부모님이랑 저녁도 먹고
TV 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하룻밤 자고
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었다.
우리 부부는 항상
양가 부모님 건강하게 계실 때
잘하자 라는 마음으로
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노력한다.
꼬박꼬박 한 달에 한 번씩
양가 어른들을 찾아뵙고 식사시간을 갖는다.
그런데 나의 컨디션이 점점..
안드로메다로 향하더니..
급기야 말할 기운도 없고
앉아 있는 것도 너무 힘이 들어서
신랑에게 상태를 얘기했고
부모님에게 양해를 구하고
저녁밥도 못 먹고
바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.
아직 부모님들에게는
임신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
배주사를 챙겨 나가는 모습을 보고
'쟤가 시험관 하느라고 힘들구나..' 라고
생각하셨단다.ㅋㅋ
어른들 마음 안 다치게 하기 위해서..
우리는 임신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.
너무 죄송하다.. ㅠㅠ
집에 오자마자 뻗어버리고
몇 시간을 잤는지..
폭풍 같은 잠을 자고 일어나서
아침부터 햄버거가 먹고 싶었다.
평소에 자주 시켜 먹던
수제버거집에 주문을 하고
먹을 것을 보니 또 급 기분이 좋아졌다.
맛있는 것은 이쁜 것 🥰
그런데 그렇게 먹고 싶었던
음식을 보니 갑자기 식욕이 싹 사라졌다.
그리고 한입.. 두입.. 먹는데..
이상한 냄새가 올라오면서
거슬리기 시작하더니..
속이 느글느글~
왜 이러지? 음식이 이상한가?
신랑에게 음식 맛 괜찮냐고 물어봤더니
맛있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한다..
갑자기 불현듯..
입덧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.
입덧인가???
입덧을 벌써 하나??
원래 이렇게 빨리 하는 건가??
헐.. 나 진짜 임신인가 봐ㅠㅠ
입덧도 해ㅠㅠ
입덧 증상에 감격했다.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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